1765년에 영국인 제임스 와트가 석탄으로 움직이는 ‘증기기관’을 발명했다. 와트는 원래 있던 증기기관의 약점을 보완해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증기기관은 석탄으로 물을 끓여 증기의 힘으로 피스톤을 작동시켜 기계를 움직였다. 이 증기기관이 광산에서 물을 퍼내고 실을 만드는 방적기와 옷감을 짜는 방직기를 움직였다.
효율적인 기계와 도구가 생산성의 중요한 요소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상식이다. 호미와 삽으로 땅을 파는 것보다 불도저로 작업하는 것이 생산성이 높을 수 밖에 없다. 이런 도구나 설비를 경제학에서는 자본이라고 한다. 하지만 생산에 유용한 기계나 설비를 만들어 내는 것은 기술이다. 경제학에서는 자본과 기술을 별개로 구분한다. 자본은 설비나 도구이며 기술은 좀 더 소프트웨어라는 의미를 가진 무형자산이다.
기업이든 국가든 성장을 위한 요소 중 하나가 기술의 발전이다. 기술의 발전이라는 것은 넓게 말하면 주어진 생산요소를 좀더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알아내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런 기술의 발전 역시 지구촌의 각 나라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배워가면서 발전한다. 기술발전에서 가장 앞서간 나라는 중국이다. 세계사의 판도를 바꾼 위대한 3대 발명품인 나침반, 인쇄술, 화약은 모두 중국에서 발명된 것이다. 유럽경제가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것도 이런 중국의 생산 기술을 받아들이기 시작하면서부터이다.
물리적 기술이란 단순하게 정의하면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기술을 의미한다. 영국의 산업혁명이 불꽃을 피울 수 있었던 것도 나무가 부족해 일찍부터 석탄을 사용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다. 특히 철강업은 석탄덕분에 발전 할 수 있었다. 영국의 발전을 바라보며 후발 산업 국가들도 석탄과 철광석을 경제 발전의 최우선 요소로 생각하고 서로 이러한 자원들을 차지하려 전쟁까지 불사했다. ‘마지막 수업”으로 잘 알려진 알사스 로렌은 프랑스와 독일이 오랜 역사를 통해 서로 차지하기 위해 싸워온 분쟁지역이다. 1870년의 프로이센과 프랑스의 전쟁에서 세계 1차 2차 대전까지 프랑스와 독일 사이에 오고간 알자스 로렌의 중요성은 바로 그 곳에 석탄이라는 자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
경제성장에 필수적인 것은 동력이 되는 자원이다. 인류가 맨처음 사용한 동력은 수력이다. 물방아가 유럽과 아시아의 동시대에 같이 나타나는 것을 보면 그렇다. 네덜란드는 풍력을 동력으로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다른 유럽국가들로부터 차별화를 시작했다. 그 다음은 석탄을 동력으로 사용한 영국의 순서다. 풍부한 석탄 생산량을 바탕으로 증기기관은 산업혁명을 만들어 낸 공신이 되었다. 그 이 후 시대는 잘 알고 있듯이 석유의 시대다.
석유로 부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미국이다. 1500 년부터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지역의 원주민들은 이미 아스팔트 형태의 석유를 방수처리제로 사용하고 있었다. 미국으로 이민온 사람들이 1850년 무렵부터 석유를 난방과 동력원으로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유전의 발견 자체가 부를 의미했다. 1888년에는 애덤스 넘버 식스틴이라고 명명된 캘리포니아 최고의 유전이 발견되었고, 1901년에는 텍사스 버몬트 지역에서 ‘스핀들톱’이 발견되어 석유산업 시대를 열었다.
미국에서 유전이 터져나오고 그 소비가 시작되면서 인류의 생활자체가 바뀌었다. 그리고 오래 된 영화 <자이언트>에 등장하는 사람들처럼 유전을 발견하는 사람은 최고의 부자가 되었다. 그리고 1908년 중동의 이란에서 첫 유전이 발견되자, 이 석유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으로 중동이 화약고가 되었다.
통신기술의 발달이나 교통수단의 발전 역시 획기적으로 거래비용을 줄여줄 수 있다. 거래비용이 줄어든 다는 것은 시장이 좀 더 발전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세계의 경제성장 역시 통신과 물류의 발전과 함께 한다. 최초의 세계적인 도로는 실크로드다. 그 길을 통해 서양과 동양이 서로 거래할 수 있었다. 몽고의 원나라에 들어서 최고의 번영을 누리던 실크로드는 오늘날 우즈베키스탄의 티무르에의한 정복전쟁으로 쇠태하기 시작한다. 동양과 서양이 만나는 길목을 막아 버렸기 때문이다.
그러자 유럽의 스페인과 포루투칼이 바닷길을 열었다. 항해술의 발전은 이 두 나라가 만들어 냈지만, 이를 상업에 적용한 나라는 100년간 유럽의 최고의 부를 만들어 낸 네덜란드다. 네덜란드는 남유럽 두 국가의 항해술과 조선술을 모방했지만, 배를 처음부터 전투를 위한 전함이 아니라 무역선으로 발전시켰다. 해적으로부터 공격당할 위험을 감수해야 했지만 더 많은 물건을 적재하고 더 빠르게 물건을 실어날을 수 있었다.
네덜란드의 성공에 자극받은 영국은 뒤늦게 네덜란드를 모방하기 시작했다. 산업혁명으로 만들어 낸 상품을 세계 곳곳으로 실어 날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조선기술의 발전이 있었기 때문이다. 거기다 철도의 출현이라는 교통의 발달은 산업혁명을 더욱 가속화시켰다. 영국에서 시작된 철도 건설은 곧바로 서유럽 여러 나라와 미국에서 급속히 추진되었고, 19세기 중엽 이후에는 인도, 남아메리카 여러 나라에 보급되어 철도가 산업문명의 상징이 되었다.
2009년 현재 EU의 27개 회원국의 영토를 합친 면적의 두배가 넘는 915만 912㎢ 크기의 거대한 국토를 가진 미국이 그렇게 급속하게 발전할 수 있었던 것도 철도라는 교통수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은 남북전쟁 4년 후인 1869년 최초의 대륙횡단철도를 개통하였다. 이 철도는 유니언 퍼시픽이라는 민간기업에 의해 추진된 것이다. 이 철도로 서부에서도 경제 활동이 활발한 지역이 생겨났고, 사람과 상품이 철도를 따라 이동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프리웨이(free way)라 불리는 고속도로가 가세하면서 미국 산업사회의 번영을 위한 젖줄이 되었다.
21세기가 들어서면서 고속도로 보다 더 많은 부(富)가 인터넷이라는 사이버 고속도로를 질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