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 업체마다 다 계획이 있구나!

STO 업체마다 다 계획이 있구나!

많은 사람들이 2024년이 조각투자 활성화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2월 증권형 토큰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이후, STO(Security Token Offering)를 포함한 조각투자 시장이 급 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급기야 작년 말에는 증시의 테마로 부상하기도 했다. 이후 2024년 1월까지의 분위기는 2000년 새 밀레니엄이 시작하며 불었던 B2B 커머스의 열기를 연상시킬 정도였다.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를 가지고 신시장 개척을 꿈꾸는 신생 기업은 물론 선점을 놓치지 않으려는 거대 증권회사들까지 나서 합종연횡을 통한 세불리기가 계속 되고 있는 중이다.

여기에 미술품 조각투자 업체들이 신청한 증권 발행신고서가 통과되어 본격적인 투자자 모집에 들어간 것이 바로 2024년 1월이다. 조각투자 시장의 선두에 나선 미술품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실물증권은 앞으로 도입될 STO의 흥망을 엿볼 수 있는 시험장과도 같았다. 현재 미술품 투자계약증권의 발행 형태는 모두 증권신고를 마친 실물증권이지만, 사실 ST(Security Token)와 별반 다를 것이 없다. 금융위원회는 정형적·비정형적 증권은 음식에, 발행 형태는 그릇에 비유한 바 있다. 기초자산이라는 음식을 실물증권, 토큰증권, 디지털 증권 등 여러 가지 그릇에 담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릇이 달라진다고 음식의 맛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그런 시험장에서 실제 시험을 치룬 조각투자 업체 들의 1월 달 성적은 그리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한우에 대한 조각투자를 위해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던 증권신고서가 반려가 되었다는 소식도 있다. 조각투자 시장 개화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청약 이벤트는 흥행하는 듯 보였지만 청약을 포기하는 실권주, 청약 물량조차 채우지 못한 미달 사태도 발생했다.

<출처: 조선일보, biz.chosun.com/stock/stock_general/2024/02/10/C4UB5G2LOFA3JPD77ZRQY3ARKI>


쿠사마 야요이의 ‘펌킨’을 기초로 한 열매컴퍼니의 증권은 투자계약증권 1호 공모라는 점에 관심이 모여 청약 자체는 흥행을 터뜨렸다. 11억880만원 규모 공모에 72억570만원이 몰려, 청약 경쟁률이 6.5대 1에 달한 것이다. 하지만 일반 청약 물량 중 82%가 비례배정을 받았고 18%의 경우 실권주가 발생했다. 두 번째 주자로 나선 앤드 워홀의 ‘달러 사인’을 기초자산으로 주식 배정이 이뤄진 서울옥션블루의 투자계약증권은 청약 미달 사태를 겪었다. 전체 7억원 중 6억3000만원 규모를 투자자에게 모집하려고 하였으나 실제 청약 금액은 5억3850만원으로 청약율이 85.4%로 전체 청약에 미달 되었다.

실권주란 유상증자 시 주주에게 배정된 신주 중 주주가 인수하지 않은 주식을 뜻한다. 결국 청약자가 청약대금을 미납한 것을 의미함으로, 청약자의 18% 정도가 청약을 포기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열매컴퍼니는18%, 서울옥션블루는 13%, 투게더아트는 4%의 실권주가 발생했다.

일단 미술품 조각투자 청약이 완판에는 실패한 것이다. 실패한 가장 큰 원인은 아무래도 유동성 문제다. 현재는 조각투자를 위해 발행된 증권이 거래될 시장이 없기 때문에 조각투자 증권은 투자자 입장에선 환급성이 떨어지는 투자 대상이다. 거래 플랫폼이 없다는 것은 결국 유동화, 현금화가 어렵다는 이야기이다. 거래소 즉 조각 투자 증권 시장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자본시장법과 전자증권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현재 법안 개정안은 국회 계류 상태다.

이런 환경속에서도 업계의 시장 선점을 위한 행보는 계속되고 있다. 코스콤은 대신증권과 토큰증권 플랫폼 시범사업 추진 협약을 맺었다. 이와 별도로 KB증권, 신한투자증권, NH투자증권도 STO 시장을 위한 인프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계의 이런 상황은 조각투자 업체의 합종연횡(合從連衡) – PebblePacer에 정리한 바와 같다.


조선일보 2월 10일자 ‘미달, 미달, 미달… 미술품 조각투자 죽 쑤는데 증권사 멈추지 않는 이유’라는 기사는 이들의 행보는 비슷해 보이지만 추구하는 속내는 다를 수 있다면서 전략과 목표에 3 유형으로 나누어 분석하는 글을 내놓았다.


첫째 미래에셋증권의 ‘넥스트 파이낸스 이니셔티브(NFI)는 컨소시움과는 별도로 실무협의체인 ST 워킹그룹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 모임에 K-콘텐츠 제작사와 투자사, 조각투자플랫폼, 블록체인 종합 기술사들을 합류시켰다. 이런 모습을 조선일보의 기사는 최대한 많은 ‘기초자산’을 확보하는 물량 공세에 나선 모양새라고 분석했다. 반면 한국투자 ST 프렌즈의 한국투자증권은 최대한 많은 ‘투자자’를 확보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듯 보인다고 평가했다. 카카오 뱅크와 토스 인행 등 인터넷전문은행 1, 2위 회사를 한 번에 협의체로 끌어안은 것을 그 이유로 들었다.

마지막 세 번째 그룹에는 KB증권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연합을 포함시켰다. 그리고 이 세 회사는 투자자와 기초자산 보다는 인프라와 사업모델을 정교하게 만드는 전략을 먼저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비용 효율화를 위해 공동 분산원장을 구성하는 등의 노력을 업계 표준을 만들어 시장을 주도하려는 전략으로 평가한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