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투자와 대체거래시스템(ATS)

조각투자와 대체거래시스템(ATS)

생각하지도 못했던 다양한 자산을 기초로 새로운 증권이 만들어지고 있다. 작년에는 조각투자와 STO와 같은 이슈가 증권가의 테마가 되기도 했다. 투자자들은 이 새로운 트렌드가 어떻게 진화하고 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지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는 중이다.

생경하게 보이는 이런 현상은 사실 매우 자연스러운 발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 세상의 모든 자산은 ABS(Asset Backed Securites, 자산 유동화 증권)로 만들어 유동화할 수 있다. 이런 증권을 발행하고 또 거래할 수 있게 만드는 시장 만드는 것이 어려웠을 뿐이다. 하지만 컴퓨터, 인터넷 그리고 블록체인과 같은 기술의 등장으로 새로운 거래소를 만드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게 되었다.

우리가 관심을 가지던 STO와 NPL 조각투자 시장에 대한 관심은 주로 발행시장에 가 있지만 또 하나 중요한 이슈는 거래소에 관한 것일지 모른다. 늘어나고 있는 새로운 자산의 증권과 점차 잘게 쪼개지고 있는 수 많은 증권을 비용을 줄이면서 신뢰를 유지하며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어야 시장이 발전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물 밑에서는 그 시장에 대한 은밀한 경쟁이 진행되고 있다. 이 경쟁에서 가장 먼저 나선 것은 당연히 증권거래시장에서 거의 독점적 지위를 가진 한국거래소이다. 하지만 몇 몇 IT 기업들과 새로운 ABS 증권에 대한 아이디어를 가진 기업들이 나름 새로운 형태의 거래방법을 구상하고 경쟁마를 준비 중이다. 새롭게 보이는 이들의 거래소 구상은 사실 이미 대체 거래 시스템 즉 Alternative Trading System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던 것들이다.

1월 26일자 이데일리에 국내 미디어에서는 처음으로 STO와 ATS를 함께 조명한 글이 올라왔다. 이 기사는 특히 2024년 우리 증시의 과제로 대체거래소(ATS)와 토큰증권(STO)을 거론하면서 다음과 같은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ATS는 거래소에서뿐 아니라 길어진 거래시간에 저렴한 수수료로 거래할 수 있는 창구로 거듭날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STO 역시 기존 거래되는 자산을 다변화할 수 있다는 평가다. ATS와 STO는 새로운 증시 흐름에서 경쟁력을 만들어야 비로소 한국 증시가 매력적인 투자처로 거듭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도 한다.

ATS와 STO가 주식시장 메기로 떠오를 것이며, 거래소의 68년 독점을 깰 것이란 기대가 있다는 것이다. 사실 ATS에서도 한국거래소 같은 정규 거래소에서의 주식 거래를 할 수 있다. 법적인 문제만 정리 되면 거래소도 경쟁이 있는 시장이 되는 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13년 8월 자본시장의 인프라를 개혁하고 유통시장의 경쟁 과 효율성을 도모하기 위하여 ATS 도입에 필요한 자본시장법 개정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규제가 높는 우리 시장에 그런 메기가 등장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지 못해 이제야 다시 관심을 받기 시작하는 것이다.

대체거래시스템이라는 것은 쉽게 말해 한국증권거래소 같은 거래소가 복수로 생긴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투자자들은 수수료가 싼 증권사 HTS를 고르듯이 어떤 거래소를 통해 거래를 할 것인지 ‘고르면’ 된다. 경쟁이 시작되는 셈이다.

증권거래소라는 것도 사실 다른 시장과 마찬가지로 경쟁의 원리가 도입되는 시장이어야 한다. 다시 말하면 여러 거래소가 운영되고 또 경쟁해야 발전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금융의 특성상 법적인 제한이 높아 독점적 지위를 가지는 것이 보통이다. ATS의 기원 역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뉴욕 증권 거래소(NYSE)와 나스닥(NASDAQ)의 독점을 깨뜨리기 위해 1970년 대에 제안하였다.

미국이나 유럽에는 증권거래소 자체가 여러 개인 경우가 더러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도 한국거래소(KRX)가 이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제 이런 독점이 깨질 수 있는 여건이 STO와 같은 새로운 증권의 등장으로 가능해 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

최근 증권회사를 중심으로 증권시장에서 대체거래소(Alternative Trading System: ATS) 설립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관심을 끌고 있기 때문이다. 대체거래소란 쉽게 이야기하면 정규거래소(Exchanges)에 대비되는 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대체거래소를 관련 법률인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을 통해 ‘다자간매매체결회사’로 규정하고 있다. 더 구체적으로는 다자간매매체결회사는 “정보통신망이나 전자정보처리장치를 이용하여 동시에 다수의 자를 거래상대방 또는 각 당사자로 하여 [경쟁매매 등의] 매매가격의 결정방법으로 증권시장에 상장된 주권[이나 주권과 관련된 증권예탁증권]의 매매 또는 그 중개·주선이나 대리 업무를 하는 투자매매업자 또는 투자중개업자”라고 정의하고 있다.

대체거래 시스템의 등장

사실 대체 거래 시스템에는 다양한 유형이 존재하며 그 강점과 위험이 존재한다.

<source:https://www.financestrategists.com/wealth-management/investment-management/alternative-trading-system-ats/>

몇가지 유형의 ATS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전자 통신 네트워크(ECN): 주식 및 기타 증권 거래를 촉진하는 전자 시스템으로 컴퓨터 네트워크를 사용하여 거래함으로 물리적 거래소가 필요하지 않다.

어두운 수영장(Dark Pool): 공개적인 주식 시장과는 별개로 매수자와 매도자가 익명으로 거래할 수 있는 대체 거래 시스템이다. 어두운 수영장은 대량의 주식을 거래할 때 시장 가격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거래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딜러 간 시스템(Interdealer Broker System): 은행이나 금융 기관 간 거래를 중개하는 대체 거래 시스템이다. 거래 중 익명성을 보장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자동화 거래 시스템(Automated Trading System): 거래소나 장외 시장에서 주식이나 기타 금융 상품을 자동으로 매수/매도하는 대체 거래 시스템이다. 이러한 시스템은 일정한 시장 조건이 충족되면 매수/매도 주문을 트리거하는 프로그램된 명령어인 알고리즘에 의해 거래가 이루어 진다.

고빈도 거래(High Frequency Trading): 자동화 거래 시스템의 하나로 컴퓨터 알고리즘을 사용하여 작은 가격 차이를 이용해 즉각적으로 증권을 매수/매도하는 거래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