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저작권에 대한 첫 조각투자를 뮤직카우가 만들었다면, 미술품의 첫 조각투자는 아트앤가이드가 첫 발행 기록을 가지게 되었다. 아직은 거래할 수 있는 시장이 없기 때문에 상장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는 없다. 하지만 아트앤가이드의 ‘호박’은 1호 투자계약증권이 되는 영예를 가지게 되었다.
이 투자계약증권이라는 것은 결국 미술품의 ‘부분 소유권’에 해당한다. 뮤직카우가 음악에 대한 저작권을 잘게 쪼개서 판매한 것과 같은 개념이다. 그래서 조각투자다. 이번 공모한 아트앤가이드의 ‘호박’도 부분 소유권을 발행한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는 이미 존재하던 시장인 공동구매와 크게 다를 것이 없다. 아트앤가이드는 2018년 10월에 이미 대중들의 참여가 가능한 미술품 공동구매를 제안했으며, 아트투게더와 테사 등 다른 회사도 유사한 형태의 시장을 만들어 오고 있었다.
미술시장의 이런 트렌드는 코로나 19와도 관련이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 미술관, 갤러리, 경매장이 어려움에 처할 수 밖에 없었다. 사람이 모이는 것을 금지하니 글로벌 미술 시장은 그야말로 갈 곳을 잃은 처지가 된 것이다. 이런 위기를 기회로 삼아 미술 시장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확장하는 전략을 구사한 사람들이 있었다. 이 전략은 적중해서 많은 온라인 전시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이루어 냈다. 이런 현상에서 좀 더 나아간 것이 ‘미술품 공동 구매’라고 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 수 억원을 넘어가는 유명작가의 그림을 가질 수 없는 다수가 ‘크라우드 펀딩’ 형태로 공동구매를 하도록 한 것이다.
이런 현상에서 주목해야 할 것이 하나 있다. 오프라인이던 온라인이던 이미 존재하는 시장이 조각투자 시장에서도 성공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런 현상은 인터넷의 B2B와 모바일의 O2O에서도 일어났던 현상으로 시장의 필요성이 이미 검증되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번 아트앤가이드의 호박이 이 공동구매와 다른 것은 무엇인가? 바로 금융당국의 관여라고 할 수 있다. 즉 이번 공모가 기존의 미술품 공동구매와 다른 것은 금융당국에 ‘투자계약증권 증권신고서’를 제출함으로써 신뢰라는 가치를 추가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공모의 흥행에 대한 관심사는 조각투자 증권이라는 이름과 형식을 통해 미술품 시장의 투명성과 신뢰를 확보해 시장을 더 확산할 수 있느냐 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흥행은 대 성공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 18일자 한국경제신문은 미술품 조각투자 업체 열매컴퍼니가 운영하는 아트앤가이드가 일본 유명 미술가 쿠사마 야요이의 그림 ‘호박’ 3호(세로 27.3×가로 22.0㎝) 작품에 대한 공모를 진행한 결과 이날 오후 5시 현재 약 19억원의 신청이 들어와, 총 공모금액 총 12억3200만원을 훌쩍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아트앤가이드의 웹사이트를 살펴보면 청약이 3일 남은 상황에서 청약율이 253%를 넘어 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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