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101을 들어가며
돈의 본질은 부채다

경제학101을 들어가며

[경제학101]은 통섭과 복잡계 경제학이라는 용어를 염두에 두며,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에서 시작된 세계 경제 위기를 이해하기 위해 쓴 책 “경제학, 현실에 말을 걸다.”를 오늘날의 시각에서 다시 쓴 일종의 리메이크 글이다.



세상의 모든 지식과 지혜를 단 하나의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세상에 공짜는 없다”가 된다. 이 말을 물리학에서는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이라고 부른다. 세상의 모든 것이 질서에서 무질서로 흘러간다는 열역학 제2법칙이 바로 그것이다. 가만 놓아두면 철은 녹슬고, 사과는 썩어가고, 집도 낡아간다. 이런 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

이 말이 다시 경제학으로 오면 경제 10대 원리의 하나인 “모든 선택에는 대가가 있다”는 말이 된다. 1976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밀턴 프리드먼Milton Friedman은 “세상에 공짜는 없다”라는 말을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라고 좀 더 구체화했다. 공짜 점심이 없으니, 조금 더 비싼 공짜 저녁은 어림도 없는 일이다.

완전하지는 않지만 자유주의와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상호 협력을 사회의 덕목으로 인정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 어찌 보면 다행이라 할 수 있다. 아직 공평하다고 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기회의 평등’이라는 가치에도 동의하며, 능력만 있으면 내가 원하는 것을 살 수 있고, 나 자신을 비롯해 내가 원하는 것을 자신의 의지로 시장에 내다 팔 수 있는 자유경쟁을 선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지난 역사를 보면 지나친 부의 불평등이나 권력의 독점이 역설적으로 변화의 시작이었다. 개인의 권리를 보장하는 민주정치, 가정과 사회의 안정을 가져온 일부일처제, 자유로운 거래가 보장되는 시장경제 등 지금에 와서 너무나 당연하게 보이는 이런 사회도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도저히 상상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부족하나마 우리가 자유를 누리고 살고 있는 오늘의 현실도 공짜로 얻은 것은 아니다. 우리의 선배들이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학습하고, 또 몇가지는 피의 투쟁으로 얻어낸 것들이다.

그럼에도 우리들 대부분은 그런 환경을 당연하게 주어진 조건으로 받아들이며 살아간다. 그리고 환경을 바꾸려는 노력보다는 그 속에서 나름대로의 경쟁전략을 세우거나 살아가는 방법을 선택한다. 하지만 급변하는 경제 환경은 우리에게 그 복잡한 것들을 학습하고 또 목소리를 내도록 요구하고 있다. 때때로 그 변화가 우리의 기업과 삶을 통째로 바꾸어 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학습이라는 것은 ‘미래에 치러야 할 대가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금 치르는 대가.’라고도 말할 수 있다. 경제학 101은 말하자면 내일 어쩌면 치러야 할 대가를 학습을 통해 최소화하자는 취지를 가지고 있다 할 수 있다.